아름다운 시.....

가을 편지3.../ 이해인

그 작은숲 강가 2012. 10. 26. 15:27

 

 

 

 

 

 

 

 

가을 편지 3  ...이 해인

 
길을 가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주웠읍니다
크나큰 축복의 가을을
조그만 크기로 접어
당신께 보내고 싶습니 다

당신 앞엔
늘 작은 모습으로 머무는 나를
그래도 어여삐 여기시는 당신

빛 바랜 시집 책 갈피에
숨어있던 20년 전의 단풍잎에도
내가 살아온
가을이 빛나고 있읍니다

친구의 글씨가 추억으로 찍혀 있는
한장의 단풍잎에서
붉은 피 흐르 는 당신의 손을 봅니다
파열된 심장처럼
아프디아픈 그 사랑을 내가 읽습니다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끌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