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커피가 생각나면 / 오광수
한잔의 진한 커피가 생각나는 날
이왕이면 펄펄 눈이라도 왔으면 좋겠다.
창밖으로 내리는 눈이라도 본다면
잊었던 기억 속의 좋은 모습이라도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이제는 빛바랜 앨범을 꺼내
한 장 한 장 넘겨보아도
사진 속에 있는 얼굴 들은 먼 타국사람 같고
무엇이 저리 좋아 웃고 찍었을까?
생각마저도 희미하다.
한잔의 진한 커피가 생각나는 날
이왕이면 멋진 카페에서 마시면 좋겠다.
그 시절에 들었던 노래라도 들으면
내 앞에 앉았었던 어느 사랑이라도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이쪽 저쪽 둘러보아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없고
무엇이 저리 좋아 웃고 얘기할까?
이방인같이 씁쓸하다.
그러나 진한 커피가 생각이 나면
내 아내와 서재 책상에서 마셔도 좋겠다.
창밖에는 눈오고 앨범까지 보면서
그 시절 연애할 때 듣던 음악틀으면
아내는 정말 좋아하겠지.
이제는 얼굴도 닮아가는데
이 손 저 손 만져가며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면 딱 괜찮을 것 같다.
무엇이 저리 좋아 웃고 들어올까?
내 마음까지 알았을까?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Forever / Steve Rainman /시간을 선물합니다 / 신달자 /음정 이화연 (0) | 2013.01.05 |
---|---|
나 그대 위해 촛불 하나 켜두었습니다 / 최다연 /Future Is Beautiful / Daniel Kobialka /음정 이화연 (0) | 2013.01.04 |
커피와 사랑할 때 / 윤영초 /The music's always there with you.(음악은 항상 네 곁에 (John rutter) /수원시립합창단 (0) | 2012.12.28 |
나는 그대에게 / 오광수 /The John Dunbar Theme("늑대와 함께 춤을" OST) / John Barry /음정 이화연님 (0) | 2012.12.26 |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김용택 /음정 매일이님 (0) | 2012.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