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고 전상룡 교장의 아름다운 자리 물림을 보며!
전상룡 교장
글 이안삼 < 작곡가 .칼럼니스트 >
내가 1967년 모교로 발령 받던 해 전교장은 고1 학생으로 기억한다 이 후 내가 퇴임한 2006년 서울로 상경해 작업실을 마련해 작품을 쓰다 3년전 카페를 열었다 얼마되지 않아 제자들이 찾아 들었다 지금은 100 여명 제자가 가입해 나를 보살펴 주고 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 갖는다 말은 하지 않지만 늘 생각만 한다 내 성격이다 회원 중 전상룡 교장은 32년간 동덕여고 근무하다 며칠 전 명예퇴임을 했다는 전갈을 받았다 특별한 학교라 교장을 교사가 투표해 선출하므로 관심있게 지켜 보았다 교사로 출발해 교장으로 승진해 4년 임기를 마치고 다시 선출되므로 4년간 더 근무키로 되어 있으나 3년6개월을 남기고 명퇴를 했다. 재단과 교사 학생의 반대를 뒤로 한 채 물러났다.
며칠 전 이 소식 듣고 그 사정을 알고 싶었으나 당황 스러워 오늘 전화를 걸어 내용을 물었다 퇴임 날자를 확인해 식장에 참석 하려고 물었는데 퇴임 한 후 연락을 했다 조용히 떠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묻지 않아도 그 동안 보아 온 성격으로 그러 했을것이다 사연을 물어 본 즉 젊은 교사에게 자리를 물러 주고 집으로 돌아가 글을 쓰며 사회 봉사 활동에 마음을 두고 있는 듯 보였다 예측은 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리도 선뜻 내 놓았을 것이다 어두운 곳 찾아 작은 보탬이 되고 더불어 사는 길을 걷고 있는 듯 보였다 과거에도 틈나면 봉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자도 아닌데 어떻게 하려나 걱정이 앞서나 돈이 없으면 마음으로 노동으로 봉사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난 겨울 동덕여고 초청음악회를 가지므로 교장실을 들렀을 때 깜짝 놀랐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 서무실 보다 작았고 비품 의자 모든게 허술하기만 했다 학교와 시설은 좋은데 유독 교장실은 초라 했다 잠시 앉아 있는데 학생 교사가 연신 들어왔다 친절했으며 가족이었다 따사로운 봄 날 같았다
나는 서울에 온 후 몇 차례 이교장을 만났다 내가 가르친 제자가 14,000 명 정도 되며 수 십년 지나 까마득히 잊었는데 그는 나를 잊지 않았다 스승의 날 제자와 내 친척을 인솔해 왔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찾아왔다 떠날 때 살며시 내 주머니에 하얀 봉투를 넣고 떠났다 함께 온 친구에게 보일까 아주 조심스럽게 전달했다 겉봉에 "스승님 은혜감사드립니다" 라고 쓰여져 있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수년간 누구에게도 말 하지 않았다 이번 명퇴를 하지 않았다면 끝내 내 맘속에 담고 눈을 감았으리라
그는 늘 조용하며 내면이 깊었다 아름답고 맑았으며 신선하고 푸르렀다 늘 고개 숙였고 겸손했으며 배려하고 배풀었다 몸은 사리지 않고 움직이는 듯 했다 명퇴 하던 날 학생.교사 들이 눈물 훔쳤다고 들린다 교장도 떠나며 눈시울 적셨으리라.. 나는 그 자리 없었으나 퇴임식장은 서운함과 아쉬움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전교장의 평소 품성과 깊은 믿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더운 여름날에도 차가운 겨울 날에도 어김없이 점심 시간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들어가 학생 수 천명에게 라면을 끊여 주는 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힘든 일을 왜 했을까 ? 칭찬 받고 소문 내려 끊여 주었을까 ? 아름다운 사랑을 담아주는 그릇이 되고 싶었을까? 책으로 가르치는 교육보다 더 빠른 인성을 바르게 심어주는 주걱을 쥐었을 것 같다 감동과 감성을 보고 배우며 익혔을 것이다 학교에늘 우리를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늘 계신 곳 따뜻한 라면과 주걱으로 밥퍼 주는 아버지가 계신 곳 넓고 깊은 사랑 심어 주는 모습은 평생 잊지 않을 것이며 보고 배운데로 세월지나면 본 받을 것이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보살펴 주던 스승! 오랜동안 기억속에 남을 것이다 .
교사 또한 늘 스승같은 교장과 함께 근무하던 시절이 행복 했을 것이다 모임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지도자가 있다 윗 사람의 능력만큼 발전하게 되어 있다
나는 오늘 아침 전교장과 통화를 하며 가만히 생각 해 보았다 모처럼 참 스승을 보았는데 그 아름다운 물림을 퍼져가게 할 수 없을까? 내 제자라 부탁하고 싶었다 그간 살아오며 마음에만 담고 말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내 놓으라고 했다
방 하나 만들어 놓을태니 연필쥐고 쓰라고 했다 전교장은 사양 했다 다시 부탁 했다 그래도 쓰지 않겠다고 했다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나는 더 아름다워 설득 해 나갔다 그는 답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쓸게 없다고 했다 써 보면 있을 것이다 라고 설명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마지막 제자가 손을 들었다 스승님이 꼭 쓰라고 하면 쓰겠습니다 사실은 쓸 이야기가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머뭇거렸다 나는 최근 불거진 서울시 곽 모 교육감 생각이 스쳤다 전 교장에게 슬며시 물었다 어떻게 생각 하는가 ? 말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는 뜻으로 넘겼다 다시 말을 이었다 자네 그 동안 몇년 근무 했는가? 32년 됐습니다 그래 ...... 다시 부탁 하겠네 글 쓰시게 ! 무슨 글을 쓰면 좋겠습니까? 내 생각에 전 교장이 명퇴를 신청 한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일세
그 내용이 아니더라도 내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동안 글 안 담긴 내용을 읽을때 늘 하나 같았다 스승인 내가 자네에게 배움 얻은 게 많네 밥퍼주는 교장 ! 작은 교장실! 행정실 거치지 않고 학생 교사 학부모 마음대로 문 열고 근무하는 집무실!
보이지 않게 숨어 봉사하던 일 !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 ! 자율학습. 학교급식. 야간학습.학교시설 운영. 학부모 운영위원회. 보충수업에 관한 생각. 교사 잡무에 대한 의견. 교단시감.학생선도에 대한 의견 기타 ... 교장을 놓지 않으려 송사가 끊이질 않는 세상에 나가지 말라고 잡아도 후배를 위해 조용히 물러서는 양심!
그동안 시인으로 활동하며 쓴 작품 내가 본 내 안 ! 그런 내용 좀 올려 주게 교과서 보다 낳을 것 일세 책 보다 경험이 더 소중하니 소설 아닌 실화 좀 올려 주시게 ...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 하시는데 제자가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잘 하는 일 아니니 그럼 제가 그 동안 느낀 점을 잘 쓰진 못하지만 써 보겠습니다
오늘 통화 내용입니다 그래서 메뉴 "이율교장사색" 으로 올렸습니다
전상룡교장 퇴임 식장에 모인 제학생의 맑은 눈동자 !
2011년9월 작업실에서 쓰다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김명희 시/ 이안삼곡/ 안산시립합창단 지휘 박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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