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생의 한 저녁 .... 조 행 자 /♬...Monac(모나코)

그 작은숲 강가 2014. 2. 3. 21:34

 

 

 



       

       


      생의 한 저녁 .... 조 행 자


      말하지 않아도 되는 날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이 편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나를 죽은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들의 생각이 그럴 수 있다에 머물렀을 때
      난 그저 씩 웃으며 마음을 지웠다

      어두운 대기 속으로 몸을 감추는
      들꽃 길을 따라가며
      내 존재의 자리는 어디인가란 생각보다
      무관심에 관한 긴 휴식을 떠올렸다

      가끔은 어둠의 가장 깊고 부드러운 안식에서
      수 없이 그렸다 지웠던 욕망의 얄팍함에 기대었던
      어둠의 과거를 생각했다

      무엇인가 지상에서의 부질없는 것들은
      누가 나를 죽은 사람으로 생각해도
      내 부재의 자리를 가볍게 즐기는 오늘 저녁 생이여

      그래도 끝내 삶을 버려두지 않기에
      마음 지운 자리 꼿꼿이 피어낸 망초꽃 한다발

       

       

       

      ♬...Monac(모나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