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생의 노래 / 이기철 /음정 동행의기쁨님

그 작은숲 강가 2014. 2. 28. 14:03



생의 노래 / 이기철 옴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 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을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슬었다고 핍박하는 것 아직 이르다 어느 산기슭엔 샘물이 솟고 들판 가운데 풀잎이 씨를 읽힌다. 절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지레 절망을 노래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꽃잎 하나씩은 지니고 산다. 근심이 비단이 되는 하루, 상처가 보석이 되는 한 해를 노래 할 수 있다면 햇살의 은실 풀어 내 아는 사람들에게 금박 입혀 보내고 싶다. 내 열 줄의 시가 아니면 무슨 말로 손수건 만한 생애가 소중함을 알리 초록에서 숨쉬고 순금의 햇빛에서 일하는 새의 향기를 흰 종이 위에 조금씩 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