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구월이 오면 / 박소향 / 영화'밀애' (Darling Lily) - Henry Mancini / Gypsy Violin / 음정 이화연님

그 작은숲 강가 2014. 8. 28. 22:47

 

 

 

 


 

구월이 오면 / 박소향

여름날의 조각들이 잘게 부서지는
등굽은 길에 비가 그치면
멧새 앉았다 간 소슬한 자리마다
들국이 피고
바람에 갇혀 우는 갈대숲도
바보같은 그리움이 된다는걸
당신은 안다

홀로 뜨는 정염의 달이
조용히 우는 물결을 포옹할 때
까마득한 정신은 불륜의 섬이 되고
뜨겁게 달아오른 꿈 마져도
죄가 되는 가을
가을이 온다는걸
나는 안다

바보같은 사람들이
제 가슴에 하나씩 사랑의 씨를 심는
구월이 문을 열면
차가운 바람의 살을 지나
새하얀 종아리로 언어의 강을 건너던
당신의 가슴이 더 그리우리란걸
사람들은 안다

 
 
 
♬ ...영화'밀애' (Darling Lily) - Henry Mancini / Gypsy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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