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보리밭」이라고 불리워지고 있는 이 그림은 나의 자상自像이다.
1950년대 피난중의 무질서와 혼란은 바로 나 자신의 혼란과 무질서의 생활로 반영되었다.
나의 일생에서 붓을 못들은 때가 두 번 있었는데 바로 이때가 그중의 한번이었다.
초조와 불안은 나를 괴롭혔고 자신을 자학으로 몰아가게끔 되었으니
소주병(한되들이)을 들고 용두산을 새벽부터 헤매던 때가 그때이기도 하다.
그는 늘 잎이 풍성한 나무를 그렸고,
이는 가난하지만 늘 마음만은 풍요로웠던 그의 삶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여름 한낮, 나무 아래에서 속옷만 입고,
누워있는 어린 아이의 편안하기만 할 마음 또한 그렇다..
붉은 색이 나는 땅 위에 녹색의 들이 잘 어울리어 활력이 넘쳐나고,
가축과 집 가까이 찾아 드는 까치도 한 식구로 여기고 있다.
아이의 눈, 코, 귀 목이 가장 단순한 기호로 그려져 있다.
그 뒤로는 집 세 채가 바로 또는 거꾸로 서 있다.
천진한 어린이가 두 다리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면 집이 거꾸로 보일 것이다.
화면에 그린 소재들이 마치 어린이가 그린 것처럼 한결 같이 간결하다.
작가가 늘 말하는 [나는 심플하다]는 말 그대로
소재가 지니고 있는 핵심적인 구성 요소만 그려서 가장 단순한 그림을 창작한다
입체주의 시점에서 그린 그림이다.
즉, 모기장 안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視占)에서 그리고
등잔, 요강과 그릇은 옆에서 바라다 보는 시점에서 그렸다
원시시대 그려졌다고 하는 동굴 벽화 같기도 하고, 암호화된 그림 같기도 한 작품이다.
사람도, 벽도, 부엌의 모습도 모두 단순화되었다.
가재도구 하나 제대로 없이, 빈궁하기만 한 살림이지만
그들은 절망하거나 괴로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라고 할까...
이 작품은 그가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그려진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신선의 모습을 한 노인은 바로 작가 자신...
이제 세상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는 세상을 등지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그의 발 아래 있는 세상은 늘상 그의 바람처럼
어린 아이와 새 그리고 나무로 차 있다.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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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1918-1990)
I'm simple...
"이 말은 내가 되풀이 내세우고 있는 나의 단골말 가운데 한마디지만
또 한번 이 말을 큰소리로 외쳐보고 싶다. 나는 깨끗이 살려고 고집하고 있다."
장욱진은 그림과 주도(酒道) 사이를 오가는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
신명 하나로 그림을 그리는 장인으로 살기를 고집하는 그를
세상의 눈은 기인으로 여겼다.
또는 세속도시에서 신선으로 살다간 화가라 말한다,
그는 늘 어린이의 마음을 간직한 사람이었고 화가는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뱉어내는 것이라 말하며 스스로를 일곱 살이라 하였다.
그런 화가였기에 그의 그림은 작고 소박한 화폭에
단순한 주제로 이루어진 것이 많다.
"작은 그림은 친절하고 치밀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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