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이야기

물위에서의 하룻밤.... / Dana Winner / 'Stay with me till the morning' / 음정 풀잎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11. 6. 04:51

 

 

훌륭한 낚시꾼은 물고기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했다.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와 물의 온도와 위치와 깊이등..그러나

상대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한세대학교 교수의 2008년 나온 책 '1000가지 설득비법'에서-

 

 

누군가가 "우리는 살기위해 먹는가 먹기위해 사는가"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출조길에 먹는 한끼의 밥.

어떤 사람은 배가 고파 먹을것이요 또 어떤 사람은 다가올 허기를 이기기 위해 먹는다.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것으로 생각 드는것이 보통,

집을 나서기 전에 배를 채우고 나서기 때문이다.

 

먹는다는 건

즐거움이며 내 몸을 위한 의무 이기도 하다.

 

 

낚시를 나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출조가 계획되고 다음날로 출조일이 다가 오면

잠을 설치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를 못한다.

왜 그럴까.

 

'도박사와 낚시꾼의 심리는 같은 선상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바로 '기대심리'다.

한장의 카드를 보기전에 뒵혀져 있는 카드가 원하는 카드이기를 바라는 마음.

물속을 타고 흐르는 바늘에 본인의 기록어가 물어 줬으면 하는 마음.

이것이 근본적으로 같은 심리라는 말이 되겠다.

 

 

이렇게 '내일은 얼만큼 크기의 고기를

어떤 방법으로 공략을 해서 자랑 할만한 고기를 잡을수 있을까' 공상을 하다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들지않는 설레임.

모두가 경험 했을 일이고 지금도 그 설레임에서 벗어 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큰것, 많은것'을 잡는 상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아마 많은 대답들이 나오리라.

"그런 경지라면 이미 釣仙(조선: 신선의 경지에 든 낚시꾼)이지"

"그건 또랑낚시꾼(생활낚시인, 잡어 사냥꾼) 아닐까?"

"낚싯대를 들고 나가면서 잡을 고기 생각을 않는다면 꾼이 아니지 않겠어?"

 

 

그러나 필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우선 굴리고있는 차가없으니 짐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짐을 주리다 보니 당연히 쿨러나 바칸 같은건 들고 나설수가 없어

특별한 경울 빼고는 집에 고기를 갖고 올 수가 없게되고

자연적으로 현장에서 먹고 즐길 만큼의 고기만 잡으면 될터

고로 출조전에 설렐 이유가 없어진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먹고 즐기기 위한 출조가 되어

그냥 갯바위에 오르는 자체를 힐링으로 여기게 되니

저절로 마음을 비우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것이 설레지 않는 이유가 되어 잠도 자지고 입맛도 평소와 다르지 않아진다.

 

 

이번 출조는 그럴 사정이 있어 아주 편한 곳에를 다녀 오게 되었다.

크게 선호하는 낚시장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외하는 장르도 아닌

여친과라면 더없이 좋을 '해상펜션'에서의 낚시다.

 

더러 좌대낚시는 가 본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시설이 잘되어 있는곳은 처음이라

"이게 대체 낚시터야? 숙박시설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해저로 케이블을 깔아 한전에서 전기가 바로 들어 와 있고

시 상수도도 직수로 설치되어 있으니, 조명걱정 물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비록 전기판넬이긴 해도 난방 또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 조과까지 따라 준다면.... 금상첨화 일텐데' 라고

누구나 바랄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이날은 운이 좋았던지 실한 볼락과 감성돔이 일행 다섯명에게

골고루 손맛을 안겨 주었으니 더 말해 무엇 할까.

 

 

정오가 넘은 오후 3시경에 들어 가서 어두워질 때 까지 낚시질을 했는데

볼락과 감성돔이 심심치않게 물고 올라 오는 곳.

 

낚시 하다가 피곤 하거나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면 방에 들어가 누워서 쉬고

술한잔이 하고 싶으면 숯불그릴(화로)에 잡은 고기 굽거나

적당한넘 골라 회를 만들어 안주하면 되고....

 

이곳이 바로 낚시꾼의 천국 아닐까 싶은 곳이다. 

 

 

그날밤 우리가 왕소금 뿌려 숯불에 구워 먹은 볼락이 몇마린지 셀수가 없고

잡은 감성돔 4짜는 없었지만 주종 25에서 30중반 정도로 5마리 회를 만들어 먹었고

먹다가 낚시 담그면 고돌이 매가리가 잡히니

그넘들도 소금뿌려 구워 먹고

먹고 먹고 또 먹다 보니 자야 할 시간.

 

 

먹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해는 이미 중천에.

철수전에 먹을 꺼리를 잡기위해 모두가 열낚한 결과

볼락은 겨우 7마리.

감성돔은 어제와 비슷한 크기로 여섯마리에 벵에돔 한마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이렇게 주야장천 낚시꾼들이

들낙거리며 소란을 피워도 고기가 나와 준다는게 어찌 보면

신기 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易地思之(역지사지), 고기들 입장에서 보면

날이면 날마다 군침도는 먹을꺼리 내려주고 좌대밑에 그늘진곳 있어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않게 하는 곳.

그러나 그곳이 그녀석들의 무덤 이라는걸 어찌 알수 있을까.

 

사람 사는 사회도 이와 무에 다를거 있을까

돈 잘 벌려 호의호식 하는곳이 있다면 누군들 떠나려 하리.

 

 

 

아침겸 점심 식탁에 오를 감성돔 6마리와 벵에돔 한마리.

볼락은 숯불에 구워서 반주 한잔에 해상펜션에 구비된 쿠쿠압력밥솟으로 지은

구수한 밥 한공기를 먹고 드는 생각은 '떠나 오기 싫더라'는....ㅎ

 

이렇게 <물위에서의 하룻밤>을 꿈결같이 보내고 나니

갑자기 '갯바위는 고생 길'이란 필자답지 않은 엉뚱한 마음이 들었다.

 

 

참으로 얼마만에 문고리를 잡았는지.... 면목없고 염치없고.... 사람이

살다보면 어려운 일 겪지않는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요.

핑게와 변명을 할라치면 무슨 일인들 핑겟꺼리 없겠습니까.

아직 병상의 어머니는 이승에 계시지만, 될수 있는한 자주 들르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읽는분에 따라서는 지리 할수도 있는 조행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요.

 

 

 

 

들려 드릴 곡은 Dana Winner 'Stay with me till the morning'이라는 곡으로

영화 <Out of Africa>의 테마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