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이야기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 Barbara Streisand와 Josh Groban / All I Know Of Love / 음정 cello911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4. 6. 01:06







+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 시인 양병우 -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동굴 속에 머물러 지내다가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










지난 주말 별로 할 일이 없이 한가해서

가까운 Huntington Beach 에 나갔습니다.

날이 흐렸지만 흐리면 어떠랴 싶어서 나갔는데

예상하지 못한 아름다운 황혼도 만났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고

추운 줄도 모르고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는 소녀들도 만났고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헌팅톤비치는 매년 여름에 파도타기 US Open을 하는 곳으로

그럴 때는 10만의 인파가 몰리기도 하는 곳입니다.










사진을 하게 되면서 바다에 나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 날도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어서 높은 파도가

부츠를 신은 발을  순식간에 덮쳐서 피할 겨를이 없이 발이 다 젖어버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물 속에서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광각렌즈는 아주 가깝게 찍어야 하니까 세번째 사진을 제외하고

다른 사진들은 어쩔 수 없이 물에 빠져서 찍게 되더군요.

파도가 밀려왔다가 사르르 빠져나갈 때는

발 밑에서 모래가 삼각대와 함께 쓸려나가는 것같아서

아슬아슬하기 까지 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어떤 사람이 얼마 전 앵글을 낮게 하고 찍다가 파도가

카메라를 덮혔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미친 존재감인지... ㅋㅋ








쓸쓸한 겨울 바다....

넓은 모래사장, 높은 파도와 바람, 갈매기들,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외롭게 떠 있는 배 한 척,

해질 녁 석양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 때 젊어서는 바닷가에 살고 싶은 소망이 있었지만

실현하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버렸습니다.

현실적으로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이곳의 바닷가 주택은

터무니 없이 비싸기도 하여 바닷가에서 산다는 것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지만 바닷가에 나오면 언제나

알 수도 없는 그리움이 가슴에 일렁입니다.


황혼의 아름다움도 잠간이었고

어둠이 깃들기 사작해서 몇 장 더 찍고는 돌아왔습니다.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

.

.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







 


Barbara Streisand와 Josh Groban이 부르는 All I Know Of Love입니다.

두 사람의 음색이 아주 잘 어울리는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