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사월에 걸려온 전화 / 정일근 / 별밤의피아니스트 / Richard Clayderman / 동제영상

그 작은숲 강가 2016. 4. 7. 16:33




사월에 걸려온 전화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별밤의피아니스트 / Richard Clayd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