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길 / 윤동주 / 커피 한잔과 혼자 듣는 클래식모음 12곡/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5. 3. 16:05

 






길 / 윤동주



- 윤동주

 

 

잃어버렸읍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읍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커피 한잔과 혼자 듣는 클래식모음 12곡

 

   

  길 / 윤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