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노독(路毒) - 이문재 / Serenade To Spring - Secret Garden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5. 12. 03:28

 

 

 

노독(路毒) / 이문재

 

 

노독(路毒) -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문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리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Serenade To Spring - Secret Garden

 

 

 노독(路毒) / 이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