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한 장 - 김숙영
여름이 떠난다고 바람은 호수 위를 물비늘로 걷고 있다. 어쩐 일일까? 물속에 빠져서도 어두움 건저 올리는 교회 붉은 십자가 반기지 않아도 찾아오는 눈가에 잔주름처럼 깨어진 사금파리로 저며 내는 상처마다 핏 자국 흥건히 고이고 아직도 이루지 못한 기도가 거미줄에 걸려 아롱지는데 사물함에 꽂힌 부고 한 장 이름 모르는 묘비 오늘 또 세운다.
♪...Epitaph - King Crimson
|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사랑...김진학 / 동제영상 (0) | 2016.10.29 |
---|---|
아침 이미지 - 박남수/ Before The Dawn - Judas Priest / 음정 방일님 (0) | 2016.10.27 |
그냥 이라는 말 / 조동례 / 음정 雲鈺님 (0) | 2016.10.22 |
가을 엽서 - 안도현 / 동제영상 (0) | 2016.10.21 |
차 한 잔, 그리고 글 / 오광수 / 음정 雲鈺님 (0) | 2016.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