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가 참 겁도 없습니다.
지난 9월 24일부터 29일까지 5박 6일로
내몽골의 페상초원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 왔습니다.
비행기로 인천에서 출발하여 북경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차 안에서 맥도날드로 점심을 먹으며 거의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어느 작은 도시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페싱초원이 있는 작은 마을에 다달았을 때는
거의 밤11시가 다 되었는데...
호텔 방 열쇠를 받아 들고 방에 들어가니
침대 두 개, 샤워가 있는 화장실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코를 찌르고
침대의 이불이나 쉬트, 화장실의 수건 등이 얼마나 남루한지...ㅋㅋ
가이드는 다음 날 새벽 3시반에 일어나 4시에 일출을 찍으러 출발한다고...ㅋㅋ
짐을 풀고 씻고 자려니 밤 12시가 다 되었는데...
다음 날 아침 새벽 3시경에 잠이 저절로 깨지더군요.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기고 호텔에서 찐빵 한 개와 삶은 계란 1개씩을
출사 나가는 우리들을 위해 마련해 주더군요. ㅎ
일행 10명과 조선족 가이드 한 명...
모두 11명이 지프차 4대에 나눠 타고 어둠 속에서 어딘지도 모를 길을 달렸습니다.
내몽골, 아직 어둠 속의 페상초원.. 찍사들이 타고 온 자동차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 일?
아직 어둠이 걷히지도 않았는데 길 가에 수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맨 꽁지에 주차를 하고 산등성이로 한참을 걸어갔더니
산등성이에는 일출를 찍겠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로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더군요. 기가 막혀서...ㅋ
주말이어서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인들의 인구가 세계의 1/3일 정도로 많다고 하지만
이런 허허 벌판에 이렇게 사진을 찍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을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하기사 우리같은 사람들도 찾아간 곳이니....ㅋㅋ
페상초원의 새벽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안개 낀 새벽풍광이지만 그래도
몽골인들의 천막(게르?)이 이국적으로 보이는 순박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멀리 산등성이에 서있는 찍사들의 모습도....
우리가 서 있는 뒤쪽으로는 더 많은 찍사들이 있었다는 것이
일출보다 더 놀라운 일이었고
우리를 포함한 모든 찍사들이 이토록 순수한 자연과
이곳의 순박하고 소박한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지나 않는지
왠지 죄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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