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자화상 - 한하운 / Broken Vow - Lara Fabian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12. 10. 18:06


 

 

 

 

자화상 - 한하운

 

 

한 번도 웃어 본일이 없다

한 번도 울어 본일이 없다

 

웃음도 울음도 아닌 슬픔

그러한 슬픔에 굳어 버린 나의 얼굴

 

도대체 웃음이란 얼마나

가볍게 스쳐가는 시장끼냐

 

도대체 울음이란 얼마나

짓궂게 왔다가는 포만증이냐

 

한 때 나의 푸른 이마 밑

검은 눈썹 언저리에 배워 본 덧없음을 이어

 

오늘 꼭 가야 할 아무데도 없는 낯선 이 길 머리에

찔름찔름 다섯 자보다 좀 더 큰 키로 나는 섰다

 

어쩌면 나의 키가 끄으는 나의 그림자는

이렇게도 우득히 웬 땅을 덮는 것이냐

 

지나는 거리마다 쇼윈도 유리창마다

얼른 얼른 내가 나를 알아볼 수 없는 나의 얼굴

    

 

 

 

 

♪...Broken Vow - Lara Fab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