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 Autumn Leaves - Giovanni Marradi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12. 16. 04:58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Autumn Leaves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