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눈 내리는 밤, 그대 그리움만 쌓이네 ../ 이 채 / 동제영상

그 작은숲 강가 2017. 1. 12. 07:05



눈 내리는 밤, 그대 그리움만 쌓이네...이채 
겨울밤이 가장 깊고 어두울 때 
소리없이 눈이 내리고 
그 밤이 가장 춥고 외로울 때 
소복이 눈은 쌓이는가 
밤새 눈은 내리는데 
어쩌면 나도 눈처럼 쌓여가는데 
내 마음 가장 고요할 때 
그대도 나처럼 하얗게 피어나는지 
그대도 나처럼 도무지 잊을 수 없는지 

담담한 겨울 나무처럼 
그 많은 기억의 잎새들 다 털어낸다 하더라도 
어떻게 그대를 온전히 비울 수 있을까 
내 마음 가장 간절할 때 
창밖에 눈사람처럼 서 있는 그대는 누구신가 
나는 꽁꽁 언 밤을 지키는 한마리 겨울새 
오, 시나브로 
고운 숨결 느껴지고 
잠시라도 따뜻함이 전해올 때 
긴 한숨소리 감추며 조용히 귀 기울이면 
한 송이 눈꽃으로 피어나는 그대는 또 누구신가 
나는 포옹 한 잎의 추억으로 잠들지 못하는 꽃 
한 사람의 밤이 한없이 깊어만 지고 
사각사각 눈길 밟고 가로수 길 걷다 보면 
그 길에 드러누운 낙엽처럼 
한 잎 두 잎 떨어져 간 시간 위로 
그대도 나처럼 그리움만 쌓이는가


♪... Schubert Die Winterreise No 5 Der Lindenbaum Fischer-Diesk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