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사라진 계절 / 천양희 /Giovanni Marradi / Anna's Theme / 최재순 畵 /음정 水月님

그 작은숲 강가 2014. 1. 9. 10:03

 

 

 

         

         

                                                                                                

         

         

           사라진 계절 /  천양희

         

         

         

         

          사자별자리 자취를 감추자 봄이 갔다

          꽃이 피었다고 웃을 수만은 없는 그런 날이었다

          쾅 문을 닫는 순간 내 안의 무엇인가 쾅, 하고 닫혔다

          고통이란 자기를 둘러싼 이해의 껍질이 깨지는 것이었다

         

         

         

         

         

         

         

         

          전갈자리별 자취를 감추자 여름이 갔다

          초록 나무에도 그늘이 짙은 그런 날이었다

          종이 위에 생각을 올려놓는 순간 말할 수 없어 나는 침묵을 썼다

          외로움은 내 존재가 피할 수 없이 품은 그늘이었다

         

         

         

         

         

         

         

          노랑발도요새가 자취를 감추자 가을이 갔다

          고독이 지쳐 뼈아프게 단풍드는 그런 날이었다

          잃다와 잊다가 같은 말이란 걸 아는 순간 내 속에 피가 졌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남은 유일한 이유였다

         

         

         

         

         

         

         

          흰꼬리딱새가 자취를 감추자 겨울이 갔다

          몸이 있어서 추운 그런 날이었다

          안다고 끝나는 게 세상일이 아니란 걸 깨닫는 순간 내 안의 어둠이 쏟아졌다

          이 세상에 와서 내가 없는 계절은 없을 것이다

         

         

         

         

           * Giovanni Marradi / Anna's Theme                         

                   최재순

         

         

         

         

http://cafe.daum.net/musicgarden/5kT6/13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