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미류나무...유 국 진 / 동제영상

그 작은숲 강가 2015. 5. 11. 09:53

 

 

 

 




 
미류나무...유 국 진
우리가 만나 하늘과 땅을 멀리 날려보내고
나는 돌아와 미루나무 가지 끝에 이는 바람을 생각했다 
부드럽게 유약하게
한들한들 흔들리는 그 가지 끝에서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긴 세월의 그림자를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세상의 불빛은 나의 마음이 아니었고 
돌아서면 
너의 그림자 언제나 내겐 무척 낯선 풍경이었다 
나는 언제나 홀로였고 
나의 뿌리는 잘린 채 바짝 말라 있었다
나의 눈물은
미루나무에 이는 바람같은 아픔이었어
한들한들 흐느끼듯 
아픔을 보고 미워하는 듯 
다가가기엔 하늘과 땅이 무척 멀어보였어
오늘도 나는 홀로 바람에 지치는 미류나무의 가지를 본다네 
짧은 여정에서 
잘린 뿌리를 얘기하기엔 
내 마음은 늘 허공이였고- 
휘파람을 불어줄 수 있겠니?
내가 한 잔 술에 취해  
나의 이름을 지울 때
내게 다가와 그냥 웃는 얼굴로 
미루나무에 이는 바람소리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줄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