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가끔씩 우리는 / 채정화 / 음정 雲鈺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7. 17. 01:01


      가끔 우리는 / 채정화

      우리는 가끔 티격태격한다
      나는 훨씬 많은 분량을 너에게 건네줬는데
      삼 분의 일도 안되는 이 작은 양이라니
      이게 뭐냐고 따지는 거지

      하지만, 그렇잖아
      그 마음이라는 게 그날 모든 상황과 일치되는 거잖아
      한결같은 순백한 마음 비단처럼 부드러운 마음이
      늘 생산되는 것도 아니고
      살다 보면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니겠니

      근데, 있잖아 더러는
      신기하게 눈금 하나 안 틀리고 같은 마음일 때가 종종 있단다
      그럴 땐 최고의 찬사를 공평하게 주고 받지
      문제는 서로가 토라진 채 등을 돌리기도 한다는 거야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진 않아 
      그건 잠시 뚝 떨어진 온도를 가열하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해

      그뿐 아니야 신비의 저울은
      행여 마음 구석방에 방치돼 있었던
      묵은 체지방도 보게 해 준단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군살 붙지 않게 관리한다는 것 횡재라고 생각해

      쉿, 이건 비밀이야

      아, 일어나야겠다. 저울이 제 자리에 있는지
      혹, 저울 눈금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해 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