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비 / 최 옥 / Chi Mai Mal De Toi / Ennio Morricone / 음정 우먼센스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11. 25. 20:13
겨울로 가는 비 / 최 옥
가을의 끝에서 또한
기다림의 끝을 본다
늘 나의 몫으로 오던
기다림을 이제는 놓고 싶다
기다림으로 오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을...
그래, 어젯밤 빗소리가 두드린 건
창이 아니었어
바람이 아니었어
나뭇잎도 아니었어
그것은 내 안에서 넓어지는
허공을 두드리는 소리
이제 나도 그만 가지를 좀 비워야겠다
그대에게로 뻗은 가지에
너무 많은 걸 달고 있었나보다
그러나
그대의 침묵이 너무 긴
이 저녁 빗방울은 결코 내가
비울 수 없을 가지 하나를
자꾸만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