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이야기

고독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 바람의 노래...오세영 / EVA CASSIDY - AUTUMN LEAVES (Lyrics) ./ 음정 cello911님

그 작은숲 강가 2014. 10. 27. 22:14

 

 

 

 

 

가을을 찾아 멀리 떠나왔습니다

 

훌쩍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

젊은 날에는 삶이 고단하고 때로는 지루하다고 느낄 때

몹시도 그리워하던 일이었는데

세월이 내게 이런 사치를 허락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그 때 그리던 일이 아닌 것같습니다.

자유함이나 낭만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은 사치였는지...

그저 외롭고 슬프기만 합니다.

비 때문지....

 

 

 

 

 

 

바닷가를 끼고 시골길을 달리는데

고독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시골집 작은 마당에 세워진...

 

하늘을 향해 고개를 높이 들고 있는 그는

지금 무엇을 갈망하고 있을까요?

 

 

 

 

 

 

 

 

 

 

폭포가 있다고 해서 숲 속 좁은 길로 들어갔습니다.

제법 높은 폭포가 온 힘을 다 하여 물을 쏟아 내고 있었고

바위마다 젖은 나뭇잎들이 가을을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좀채로 내리지 않는 남가주에서 온 손님인줄 아는지

도착한 날부터 내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도 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에 커튼을 걷으니 이렇게 빈 가지마다 맻힌 물방울들이

보석처럼 아름답습니다.

 

계획한 만큼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오랫만에 비 속에서 차분히 가을과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비가 조금 개인듯 하여 무작정 차를 몰고

산 속을 헤메였습니다.

산을 가린 구름이 조금 걷히니

눈 덮힌 산봉우리가 구름사이로 살짝 보입니다

 

가을 산, 산길을 다니다가 피곤하면 커피 한 잔 사서 차에서 마시면서

시집詩集을 펼쳐 시를 읽기도 했습니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여유를 가져보기는 처음인 것같습니다.

 

힐링...

지금 내게 가징 필요한 것인줄 아는 그 분의 섭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겸허해집니다.

 

 

 

 

 

 

 

그린 레이크...

아직 구름이 다 걷히지 않아서 그린 빛갈이 그다지 아름답지 않지만

하늘이 열리면 무척 아름다운 그린 색일 것같습니다.

 

하늘과 호수...

그들의 관계에 대해 잠간 생각해 보았습니다.

호수는 하늘만 바라보고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

하늘이 맑고 푸르면 호수도 맑고 푸르고

하늘이 흐리면 호수도 흐리고...

그러나 그들은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 거기 있을 것같습니다.

 

 

 

 

 

 

 

 

바람의 노래

 

오세영

 

바람 소리였던가,

돌아보면

길섶의 동자꽃 하나,

물소리였던가,

돌아보면

여울가 조약돌 하나,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

울고 싶어라.

 

내 귀에 짚이는 건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세상은

갈바람 소리,

갈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

울고 싶어라."

 

어쩌면 시인은 이렇게 마음을 쓸어내리게 하는 시를 쓰는지...

가을 산 해질녁에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아니 울었습니다.

지금까지 시 한줄 쓰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이 첼로를 슬프게 합니다.

젊은 날 명색이 문학을 공부했는데...

 

 

"시는 인간 영혼의 자연스런 목소리다.  그 영혼의 목소리는 속삭이고, 노래한다.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삶을 멈추고 듣는 것 곧 시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류시화시인이 엮은 시집에서)

 

 

 

 

그러나 시를 쓰지 못한다고 슬퍼하기만 하지 않겠습니다.

사진을 배우면서 사진으로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을 렌즈에 담는 것이 사진이라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조차도 렌즈에 담고 싶답니다.

그리움도, 슬픔도, 아픔도,,,, 기쁨도, 환희까지도...

그러다보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먼 훗날

누군가 트리오를 "Poet of Photography"라고 기억해 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꿈도 야무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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