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엔 나도 ...유인숙 화장을 해야겠다 겨우내 움츠러들어 초라해진 마음 언덕 아래 서있는 복숭아나무, 살구나무처럼 파스텔 톤으로 립스틱을 바르듯 화사하게 볼 터치하듯 그렇게 나도 꽃단장을 해야겠다 습해진 마음 툭툭 털어 내고 볕 좋은 날 봄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해야겠다 여기 저기서 건드리면 터질 듯한 망울들이 향내를 모아 담듯 향기롭게 봄날엔 나도 꽃향기 되어야겠다 갇혀있던 생각들 활짝 열고 가녀린 날개 펄럭이며 바람 따라 날아가다 봄 길로 오시는 그대 어깨에 기대어 쉼을 얻는 봄날엔 아, 봄날엔 그리도 사랑스러운 흰나비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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