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이야기

Verdi의 오페라 La Traviata 중 Addio del Passato / 베니스의 라페니체 극장 / 음정 cello911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12. 11. 06:33

 

 

 

 

   

 

다시 가 본 베니스, 베네치아라고도 하는 물의 도시...

4년 전 여름 무더운 날씨와 관광객들의 인파에 밀려

낭만적인 베니스...라는 단어가 쑥스러웠던 베니치아를

도망치듯 인파를 헤치고 빠져나왔었지요.

언젠가, 겨울에 다시 가 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면서...

 

 

꿈은 이루어지는 것인지 우연한 기회에 지난 10월에 다시 가 보았습니다.

10월 3일 아침 9시에 베니스 공항에 도착하여 수상버스를 타고 마르코 광장으로 들어가는데

한 시간 남짓 물결을 가르며 달리는 수상버스 안에서 남다른 감회가 밀려오더군요.

희뿌연한 흐린 날씨가 운치를 더해주었고

아침 먹이를 찾아 나온 갈매기들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할 때까지 여유롭게 광장을 돌아다니다가

엘에이, 뉴욕, 서울 등지에서 모인 멤버들과 미리 마련된 만찬을 하고

호텔에 돌아와 잠을 청했지만 잠을 쉽게 이룰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인데...

시차도 상관없이 새벽에 잠이 깨는 버릇은 어디서나...ㅋ

아무리 뒤척여도 잠을 다시 이룰 수 없어서 방에서 살짝 빠져나왔습니다.

카메라를 챙겨서...

그러나 밖이 아직도 어두워 나가지도 못하고

로비에서 청소하는 직원한테 '본조르노!, Buongiorno!' 하며

잠이 께어 일찍 나왔는데 카푸치노 한 잔이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잠간 기다리라고 하더니 이렇게 가져오더군요.

 

아마도 식당에서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듯...

호텔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져서

미로같은 골목길들을 헤치고

마르코 광장에 나가보았습니다.

 

 

 

 


 

어둠은 낮동안의 광장의 떠들석함을 잠재우고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던 비둘기들 조차도 잠을 자는지 침묵하고 있었고

멀리 동편에서는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베니스의 아침을 이렇게 맞이하고

오전에는세계적인  2015년 베니스 비에날레를 가이드의 안내로 살펴보고

저녁에 우리는 라 페니체 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관람했습니다.

 

 

 

 

IMG_7098ss.jpg

 

 

 

 

비록 현대적인 의상으로 연출된 오페라였지만

1833년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초연된 극장...

라 페니체 극장의 박스 Seat에 앉아서 관람했던 일은

과분한 사치였지만

일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잘 알려진 Verdi 직곡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1852년에 베르디는 알렉산더 뒤마의 소설 La dame aux  La dame aux Camélias

소설을 기초로 오페라를 작곡하여 베니스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1853년 3월 6일에 초연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에 외국의 오페라로는 라 트라비아타가 처음으로

"춘희"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는데 그 때 비올레타의 역은

우리나라 오페라의 선구자 김자경님이었다고 합니다.

그 공연 동영상이 있다면 꼭 보고 싶어집니다.

 

 

 

 

 

 

 

 

 

 

화려한 사교계를 뒤로 하고 비올레타는 귀족인 알프레도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하지만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아버지의 간청에 사랑하는 알프레도를 멀리하자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의 마음이 변한 것으로 오해하고 떠나 버리고..

 

 

그러나 나중에야 진실을 알게 된 알프레도, 그리고

비올레타에게 알프레도를 떠나라고 한 것을 후회하는 제르몽... 등등

그 내용이야 너무 흔한 멜로드라마라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거의 2세기 전이나 지금이나 얼마든지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있게 될 일이기에

세대를 지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겠지요.

 

 

 

 

 

 

 

 

 

 

 

 

비올레타는 몹쓸병으로 빠리의 어느 구석진 방에서 홀로 쓸쓸히 죽어가지요.

찾아오지??않는 알프레도를 그리워하며 거울 속의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홀로 부르는 노래, "Addio del Passato" 지난 날이여 안녕...

 

'지난 날의 아름답고 즐거웠던 꿈이여, 안녕!

장미빛 얼굴도 완연히 창백해지고

알프레도의 사랑조차도 지금 내게는 없네'

라고 하면서 하나님께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여 달라는

너무나 유명하고 눈물겨운 아리아입니다.

 

 

 

 

 

 

 

 

뒤늦게 자기가 오해한 것을 알게 된 알프레도가 비올레타를 찾아와서

 지난 날의 고뇌를 보상하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빠리를 떠나서 살자고

'빠리를 떠납시다, 오 내사랑!'

'Parigi, O cara, noi Lasceremo' 를

두 사람은 혼신을 다하여 부르지요.

 

뒤이어 제르몽도 용서를 구하기 위하여 찾아오고

의사도 들어오지만 ~~~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꽃잎처럼 비올레타는

사랑하는 알프레도의 품에서 숨을 거두지요.

 

오세영 시인이 말하듯

아름다운 말,

기다려달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ㅋㅋ

 

 

이별의 말

 

- 오세영 -

 

 

설령 그것이

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

기다려달라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하는 것이다

"안녕"

손을 내미는 그의 눈에

어리는 꽃잎

한때 격정으로 휘몰아치던 나의 사랑은

이제 꽃잎으로 지고 있다

이별은 봄에도 오는 것,

우리의 슬픈 가을은 아직도 멀다

기다려 달라고 말해다오

설령 그것이

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

 

 

*****

 

 

 

 

 

 

 

 

 

아,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야, 아니

이룰 수 없어야 더욱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슬픈 사랑이여, 안녕!

아름다운 추억이여 안녕!





2015년을 보내면서...

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