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안개비가 내리는 보타닉가든에서.../ 엔니오 모리꼬네 / Romanza Quartiere / 음정 블루파피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1. 22. 14:18

 

 


 




















 


안개비가 내리는 보타닉가든...

 

 

겨울인데 요즘 날씨가 무척 푸근하다.

푸근한 날씨로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아침 일찍 걷기 운동을 하러 동네에 있는 호숫가에 가면

호수가 안개에 싸여서 딴 세계에 온 것 같다.

 

토요일 아침 일어나니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비가 와서 길거리가 축축했다.

아침을 먹고 천천히 준비를 하고 카메라와 삼발을 들고 보타닉가든을 향했다.

보통 때보다 조금 늦게 도착을 하니 벌써 주차장에 차들이 많았다.

차에서 내려 호숫가를 가니 안개가 너무 끼어서 나목들이 흐릿하게 보인다.

카메라 백에서 커다란 카메라 대신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꺼냈다.

 

안개가 너무 끼어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도 호수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정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은 나목을 찍었다.

그리고 영국정원의 풍경을 담고 일본정원을 향했다.

안개 낀 일본정원을 담고 나니 머리가 안개비에 젖어서 다 늘어졌다.

 

머리가 젖었는데도 다행하게도 날씨가 별로 춥지 않아 별로 춥다는 느낌은 없었다.

안개 낀 풍경을 카메라에 다 담고 온실에 와서 온실의 꽃을 몇 개 담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다운을 하니 안개 낀

풍경의 사진들은 잘 나오지 않아서 많이 실망을 했다.

적당하게 안개가 끼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사진이 아주 잘 나오는데

너무 흐린 날씨에 안개비까지 와서 사진이 아주 흐리멍덩하게 나왔다.

 

안개비를 맞으면서 열심히 찍은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 오랜만에 안개 낀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이렇게 수포로 돌아갔다고 생각을 하니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포토샵으로 찍은 사진을 조금 수정하면 괜찮을까 해서 포토샵을 시작을 했다.

 

나는 사진을 찍으면 카페에 올리기 전에 간단한 포토샵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Adobe photo shop program은 아주 기본적인 프로그램이다.

작년에 딸이 선물로 준 프로그램인데 옛날 내가 쓰던 프로그램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도 첨부 된 몇 가지가 더 있는데 공부에는 게을러서

아직 이 프로그램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다 알지 못한다.

 

토요일 찍은 사진을 약간 수정을 해도 별로였다.

그런데 프로그램 옆에 보니 ‘Bloom effect’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비로 살짝 쓸어준다는 게 아닌가한다.

그래서 ‘Bloom effect’를 누르니 놀라운 효과를 내는 사진이 나왔다.

내가 원하는, 아침에 보았던 안개가 자욱하게 낀 보타닉가든의 풍경이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사진은 실물이 주는 세세함보다 느낌을 전해주는 사진을 좋아한다.

접사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커다란 화면이 꽉 차는 접사를 찍었다.

꽃잎과 수술이 아주 세세하게 나오는 사진.

그런데 점점 나의 사진은 배경이 먼저인 사진으로 변했다.

사진의 배경이 꽃의 느낌을 더 많이 전해주는 사진.

 

안개비가 내리는 보타닉가든의 사진들은 물체 하나하나는 흐려서 잘 보이지 않으나

내가 안개비를 맞으면서 보았던 풍경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좋았다. 

 

 

거의 두 시간의 포토샵을 걸쳐서 만든 사진들을 카페에 올리면서 내가 보았던

안개가 자욱하고 안개비가 내려서 꿈을 꾸는 듯한 보타닉가든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