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기철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 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
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넋 - 천상병 / Deep Down Inside - Back To Earth / 음정 방일님 (0) | 2019.03.26 |
---|---|
그저 그렇게 / 이정하 (0) | 2019.03.12 |
소금물을 마시며 - 정호승 / Ocean Fly - Guido Negraszus / 음정 방일님 (0) | 2019.03.07 |
앉은뱅이의 사랑 - 원태연 / Everlasting Divine Poetry - Chamras Saewataporn / 음정 방일님 (0) | 2019.03.02 |
그냥 외로우며 살아 / 허순성 / Chopin "Nocturne No.7&8" Arthur Rubinstein (0) | 2019.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