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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리들/나희덕 저 자리들은 어떤 뜨거움을, 꽃을, 누구의 등을, 혹은 손이나 발의 길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발길에 닳아빠져 가운데가 우묵해진 나무 계단, 붉은 불빛 아래 치욕에 시들어 가는 여인들의 살갗, 누군가 지친 등을 기대었던 담벼락, 고즈넉한 꽃 한 송이 피워 올렸던 꽃받침, 문 밖에서 싸늘하게 식어 가는 연탄재들, 반생의 기억에 저를 둥글게 말아서 남은 반생 또 어디로 굴러 가고 있는 것일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잃어 버린 적이 없는, 잊어야 할 것조차 잃어 버린 적이 없는, 저 자리들 누군가 남기고 간 자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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