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 오세영
사는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있다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음정 오송(吾松)님 (0) | 2013.02.06 |
---|---|
첼로소리 / 한수산 /Nathalie Manser - Les Anges / 음정 이화연 (0) | 2013.01.30 |
Siciliano / J. S. Bach / Szentpeteri Csilla /아름다운 중년... 오광수 / 음정 들풀처럼 (0) | 2013.01.21 |
Reflections Of Passion사랑의 회상 - Yanni /그 곳이 어디쯤일지/ 강인한 /음정 이화연 (0) | 2013.01.18 |
Ikuro Fujiwara - konya wa uml no youni 외8곡/토닥토닥 / 김재진 /음정 이화연 (0) | 2013.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