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꽃인 양 날아와 가슴엔 듯 내려앉기까지의 아득했을 거리를 너라고 부른다 기러기 한 떼를 다 날려보낸 뒤에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저처럼의 하늘을 너라고 여긴다 그날부턴 당신의 등뒤로 바라보이던 한참의 배후를 너라고 느낀다 더는 기다리는 일을 견딜 수 없어서, 내가 먼저 나서고야 만 이 아침의 먼 길을 너라고 한다 직지사가 바라보이던 담장 앞까지 왔다가, 그 앞에서 돌아선 어느 하룻날의 사연을 너라고 믿는다 생이 한 번쯤은 더 이상 직진할 수 없는 모퉁이를 도는 동안 네가 있는 시간 속으로만 내가 있어도 되는 마음의 이런 순간을 너라고 이름 붙여주고 나면 불현듯 어디에도 돌아갈 곳이라곤 사라져버려선 사방에서 사방으로 눈이라도 멀 것만 같은 이 저녁의 황홀을 너라고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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