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그는.../ 정호승 / 자클린 눈물외15곡

그 작은숲 강가 2014. 4. 21. 05:23

 

 

 

 

 

 

 

 

 

 

그는 /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자클린 눈물외15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