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이야기

우리집 감나무...왜 이럴까요? ㅋㅋ / 쇼팽의 야상곡 Nocturne in C sharp minor No. 20 / Ashkenazy / 음정 cello911님

그 작은숲 강가 2014. 9. 9. 10:54

 

 

 

   가을에 /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

9월이 되니

가을이라는 계절을 느낄 수도 없는 남가주이지만

그래도 가을을 노래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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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열심히 가꾸던 정원을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런데 요며칠 마침 카메라도 서비스를 맡겨서 어디 사진 찍으러 나갈 수도 없고

집에 착실히 방~~콕~~ 하면서

뒷정원 패티오에 있는 화분들...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마르고 시들어진 것들...

버릴 것은 버리고 분을 바꾸기도 하고 나니

왠지 좀 허전해서 홈 디포에 가서 보라빛이 나는 수국화분도 사고

빨간 꽃을 피운 아제리아, 그리고 작은 강아지풀 화분을 사서 채우고 나니

괜스리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아침에 커피 한잔 내려서 패티오 의자에 앉아 마시기도 하고

밤에도 패티오 불을 켜고 나가 보기도 하고...

오랫만에 관심을 받고 있는 화분들도 생기가 나는 것같아요.

 

 

 

 

그런데 왠일?

뒷정원에 두 그루의 감나무가 있는데 그 중에 한 그루에는

감이 하나도 열리지 않았네요.  잎은 무성한데...

처음 있는 일이예요.   왠일일까요? ㅋㅋ

다른 나무에는 많지는 않지만 감이 주렁주렁 열려있고

어느새 잘 익어버린 감은 벌레가 먹어버리고 있는데...

 

 

 

 

감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첼로가 15년 전 이 집에 이사올 때

제일 먼저 사서 심은 나무가 두 그루의 감나무였거든요.

 

3년 쯤 후부터 감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매년 열매가 더 많아져서

한 그루는 가지가 휘어지도록 많은 감이 열리고,

다른 한 그루는 나무가 별로 자라지 않으면서도

감이 아주 크게 열려서

감을 좋아하는 첼로의 가을을 기쁘게 하거든요.

 

미국사람들은 감나무가 있기는 하지만 감을 먹지는 않아요.

감나무를 관상용으로...

감이 열리면 다 익어서 새들이 파 먹고 떨어질 때까지

그냥 바라만 본다고 해요. 

아마도 처음에 맛을 보고 떫은 맛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지요.

다 익은 다음에 먹어 봐야 하는데...

그래서 특히 감나무가 많이 있는 지역에는 한국인들이 가서

허락을 받고 감을 따오기도 한답니다.

 

첼로의 친정 선산에는 감나무들이 많아서 매년 가을이면 선산을 지키시는 분이

가을이면 감을 가득히 가져왔던 기억이 납니다.

친정아버님께서는 사랑방 옆 불을 지피지 않는 작은 냉방에

감을 가지런히 놓아두시고 겨울 내내 거의 얼다시피 찬 홍시를 아주 좋아하셨어요. 

홍시가 폐를 보호한다고 하시면서...

 

첼로도 감은 홍시든 딱딱한 단감이든 다 좋아해요.

과일 중에서 신맛이 나는 과일은 거의 입에 대지 않거든요.

그래서 딸만 낳았나봐요. ㅎㅎ

주위에서 보니 딸만 낳은 사람들은 대부분 신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뒷정원에 있는 심은 두 그루의 감나무...

요즘에사 화분들을 정리하면서 눈여겨 보니

많이 열리던 감나무에 감이 하나도 없는거예요.

 

 

 

다른 감나무는 이렇게 제법 많이 열려서 익어가고 있는데...

 

 

감이 하나도 열리지 않은 나무...

아마도 봄에 꽃도 피지 않았을텐데 그것조차 모르고 있었으니

이유가 있을텐데... 

 

열매를 맺지 못하면서 주인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사진찍는다고 여행이나 다니고 자기를 돌보지 않는다고

감나무가 많이 투털거렸을 것같아요.

미워... ㄴ ㅏ ㅃ ㅡ ㄴ ㅈ ㅣ ㅈ ㅣ ㅂ ㅐ...라고...

 

주인이 돌보지 않는다고 화가 나서 하나도 열리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무슨 이유일까요?  정말로 걱정스럽네요.

내년에도 그러면 어떻해요?

그동안 거름 한번 주지 않아도 매년 많이 열렸거든요.

물론 가지는 여전히 이렇게 무성해요.

 

검색도 해보았어요.

어느 해 감이 많이 열리고 난 다음 해에는 열리지 않기도 한다고...

작년에는 유난히 많이 열려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가지들이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였어요.

그러나 매년 그렇게 많이 열렸던 나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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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월....

우리집의 가을은 이렇게 감나무에서 부터 오는데...

익었겠다 싶은 것 하나를 따서 먹어보니

제법 달게 익었더라구요.  단감이라 딱딱할 때도 먹을 수 있고

잘 익으면 홍시처럼 되기도 해요.

 

열매를 하나도 맺지 않은 감나무...

첼로를 몹시 슬프게 하고 있어요.ㅋㅋ

혹시

이유와 방법을 아시는 분....알려주세요!!!

 

 

 

 

조블의 참나무님 방에서 "바르샤바에서 듣는 쇼팽"이라는 포스팅을 보고

바르샤바에 가고 싶어진 첼로...

4년 전 겨울....빠리에서 쇼팽의 무덤과 조각상을 찾아

페르 라 쉐즈 공동묘지와 몽소공원을 헤메고 다녔는데

정작 쇼팽의 고국 폴란드에는 아직 가 보지 못했거든요.

 

감명 깊었던 영화 "피아니스트"가 생각나서 쇼팽의 야상곡

Nocturne in C sharp minor No. 20 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랩니다.

아쉬케나지(Ashkenazy)가 연주합니다.

 

아쉬케나지하면 실제 인물인 러시아 태생의 지휘자이며 피아니스트인

Vladimir Davidovich Ashkenazy (1937 - )를 말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동영상에는 그저 Aschkenazy plays Chopin Nocturne in C sharp Minor (No. 20)

이라고 쓰여있어서 확실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아쉬케나지 (Ashkenazi, Ashkenazy는 아쉬케나짐(Ashkenazim)과 동일어로

주로 동유럽권에 공동체를 형성하여 살았던 유대인들 중에

독일계 유대인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Vladimir Ashkenazy는 러시아 태생인데 아버지는 유대인

어머니는 러시아인이라고 합니다.

 

영화 "피아니스트"에서의 한 장면(image from web)

기억나시지요?

우리집 감나무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영화 "피아니스트"를 이야기하는

못말리는 첼로입니다. ㅎ

http://cafe.daum.net/musicgarden/Eccn/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