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잠에서 깨어...안희선 / A Whiter Shade Of Pale - David Lanz / 음정 하얀가을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3. 31. 23:14

 

 

 

잠에서 깨어

 

 


창(窓)을 흔드는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열었다

잠들 무렵,
비가 내린 것 같았는데
어느덧 개인 하늘엔
고요한 달빛

밤에도,
기다림으로 일렁이는 
촉촉한 공기(空氣)

문득,
그대의 숨결을 느낀 듯 싶어
가슴 안에 담아 두었던
네 모습을 펼쳐 본다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언제나 꿈처럼 느껴지는
그대의 맑은 얼굴

차라리, 먼 곳이어서
더욱 다가서는
그대의 향기

아련하게 남겨진
고운 모습은 어쩌면 한 장의
흑백사진

잠에서 깨어
미처 다 읽을 수 없었던,
꿈을 꺼내어
다시 읽어 본다

비로소 환해지는,
나의 깊은 밤

그리움 출렁이는 시간 속에
그대, 내 곁에 없지만


                               - 안희선

 


  

 

A Whiter Shade Of Pale - David La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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