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엄마 걱정 - 기형도 / Werner Thomas, cello - Offenbach, Jacques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7. 1. 25. 02:37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 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홀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Werner Thomas, cello - Offenbach, Jacq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