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고독의 끝 – 김현승 / Amazing Grace - Melinda Dumitrescu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7. 6. 14. 14:19

       






고독의 끝 김현승

 

 

거기서

나는

옷을 벗는다.

 

모든 황혼이 다시는

나를 물들이지 않는

곳에서.

 

나는 끝나면서

나의 처음까지도 알게 된다.

 

신은 무한히 넘치어

내 작은 눈에는 들일 수 없고,

나는 너무 잘아서

신의 눈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무덤에 잠깐 들렀다가

내게 숨막혀

바람도 따르지 않는

곳으로 떠나면서 떠나면서,

 

내가 할 일은

거기서 영혼의 옷마저 벗어 버린다.


        ♪...Amazing Grace - Melinda Dumitresc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