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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음정 cello911님

그 작은숲 강가 2013. 11. 5. 21:10

              

 

                                                                              

      이태리를 여행하던 괴테, 바이런, 로렌스, 입센, 릴케, 지드 등 수 많은 문학가들이 사랑하던 가르다 호수

       

       

      사람의 목소리는 타고 나나봅니다.

      그래서 성악가, 가수, 아나운서, 등은 특별한 목소리를 타고난 사람들이지요.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장성한 딸이 엄마친구들이 모이는 자리에 같이 했었다지요.

      엄마 친구들이 서로서로 얘 너 하나도 안 늙었다, 안 변했어...라고 이야기하면서

      수다...왕 수다를 떨다가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길에 딸이 엄마한테 묻더래요.

      "엄마, 학교다닐 때 이렇게 늙었었어?" 라구요. ㅎㅎ

       

       

      가르다 호수 남쪽에 있는 도시 시르미오네 (Sirmione)

       

       

      수년 전에 대학동창들이 30여년 만에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서먹한 느낌도 들었지만 금방 얼굴에서 30 여년의 세월의 흔적이 사라지고

      학창시절의 모습들을 찾을 수 있었기에 우리는 서로 서로 "너 하나도 안 변했다"라는 말로

      대화의 문을 열고 곧 바로 우리들은 학창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얼굴에 있는 세월의 흔적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목소리는 정말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는 타고 난다고 하는지...

      우리는 전화를 받으면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얼른 알듯이

      30년 세월이 지난 후에도 그 목소리가 그대로인 것이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웃고, 울고, 떠들고, 옷들도 바꿔입어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역시 나이가 들면 친구가 최고야..라고 말하면서 자주 만나자고,

      이제는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자고 손가락까지는 걸지 않았지만 그렇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거리가 거리인 만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우리들이

      다시 만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sirmione-arena_103[1].jpg

      마리아 칼라스가 남편 메네기니와 함께 살던 별장이 시르미오네에 있습니다.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세기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생각이 납니다.

      그녀가 부르는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1835-1921)가 작곡한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에서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라는 아리아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는 구약성경 사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삼손의 힘의 근원이 머리카락에 있는 것을 알고 블레셋사람들이 삼손의 아내인 블레셋 여인 데릴라를 시켜

      사사였던 삼손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힘의 근원을 메마르게 하여 이스라엘을 치려고 했지요.

      데릴라는 아마 최초의 팜므파탈(femme fatale)이 아닐른지요? 

      아, 아니겠네요. 그 이전에 이미 이브가 아담을 꾀였으니 이브가 원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대 음성에 내 마음이 열리고"를 부른 마리아 칼라스를

       

       

      팜므파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록 세계적인 스캔들로 유명한 그녀이지만

       

       

      사랑하는 오나시스를 재클린 케네디에게 빼앗긴 불운한 여인이었으니까요.

       

       

       

       

       

      삼손,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려요

      꽃봉오리가 아침의 키스에 열리듯 말이죠

      내 사랑 삼손..

       

      흐르는 눈물을 멈춰주려면

      다시한번 그대 음성을 들려주세요

       

       

      이 데릴라에게 영원히 돌아온다고

      다시한번 말해주어요.그 옛날의 약속처럼요

      나를 사랑한다는 그 말

       

      어서 말해주세요..사랑한다는 말을

      어서 들려주세요

       

       

      데릴라..난 당신을 사랑해~!!

      옥수수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내 가슴도 떨리고 있어요

      나를 위로하는 그대 음성을 듣고 싶어서지요.

       

      내 사랑은 더 빨리 당신의 품으로 갈거예요

       

      말해줘요 부디,
      나를 사랑한다구요...

      데릴라, 내 키스로 그대 눈물을 닦아줄테니
      이제 걱정을 모두 잊어요.

      데릴라, 당신을 사랑해!

      마리아 칼라스와 남편 죠바니 메니기니

       

       

       

       

       

       

       

      이태리의 북부, 너무나 아름다운 가르다 호수가 있는 지역의 시르미오네에 가면

       

      이태리의 사업가 메네기니와 마리아 칼라스가 결혼을 하고 함께 살았던 별장이

       

      시르미오네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마리아 칼라스가 죠바니 메네기니를 만나 1947년에 이태리 베로나의 오페라 페스티발에

       

      성공적으로 데뷰하면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는 발판이 되었었지요.

       

       

      그러나 얼마 후 그녀는 오나시스를 알게 되면서 자기를 성공하도록 도와준 메네기니를 배반하고

       

      그를 떠났지만 세계적인 프리마도나인 그녀도 끝내 오나시스의 사랑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슬픔가운데 지내다가 53세의 아까운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지요.

       

       

      그녀가 죽은 후 화장한 재가 잠시 빠리의 페르 라쉐즈 공동묘지에 있다가

       

      그리스의 애개해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도 영원히 침묵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오른쪽이 마리아 칼라스가 메네기니와 살던 별장

       

       

       

      마리아 칼라스도, 오나시스도, 재클린 오나시스도 이제는 모두 떠나고 없지만

       

      마리아 칼라스,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직도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태리의 시르미오네...시름이 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름이 떠나갈 것같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

       

      그곳에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그리운 목소리...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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