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작은 이름 하나라도 / 이기철 / 솔밭사이로 강물이 흐르고 / 음정 윤슬이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1. 17. 08:20
작은 이름 하나라도 / 이기철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페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를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 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
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솔밭사이로 강물이 흐르고(피아노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