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 / 김현승 내 아침상 위에 빵이 한 덩이 물 한잔 가난으로도 나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신 주여 겨울의 마른 잎새 한끝을 당신의 가지 위에 남겨두신 주여 이 맑은 아침 내 마른 떡 위에 손을 얹으시는 고요한 햇살이여 아침에의 기도 / 함혜련 이보다 더 고운 선을 보여 주십시오 주위가 사뭇 화안하여 눈이 부신 햇볕 아래 대낮과도 같은 날개의 형상을 밝혀 주십시오 모습이 있고 빛이 있고 또한 무한을 헤아릴 수 있는 날개의 폭에서 풍겨나는 기도같이 개끗하고 정성스런 체온 속에 온몸 흠뻑 묻히게 하여 주십시오 찬란한 자리에서 뚜렷하고 감미로운 장미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어서 밤의 그 지루한 베일를 벗고 싱싱한 아침의 기둥을 세워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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