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이야기

고대 원형경기장 Arena에서 Opera On Ice쇼를.../ '남 몰래 흘리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 / 음정 cello911님

그 작은숲 강가 2016. 1. 14. 19:31

Arena of Verona, Italy

 

 

 

로마시대에 지어진 고대 원형경기장... 아레나 Arena

 

유럽 여행을 다니다 보면 고대와 중세의 그들의 건축물에 대해 감탄을 하게 되지요.

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의 만리장성, 맥시코나 과테말라에 있는 마야 유적지,

그리고 아직 가 보지 못한 이집트의 피라밋 등, 그 외에도

인류의 역사가 만들어낸 수 많은 불가사의한 일들을 보면 감탄과 아울러

장비도 제대로 없었을 그 당시 목조 건물도 아닌 석조 건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많은 노예들이 이 돌들 사이에 묻혀버렸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인간이 지혜로운 것인지, 아니면 잔인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로마에 남아 있는 고대 원형경기장은 사람들이 돌을 뜯어내 주택을 짓는데 사용하기도 해서

원형이 많이 파괴되어 채석장처럼 되었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베로나의 아레나는 많은 빈민들이 들어와 주거지로 사용하고 있었던 곳이라

원형이 비교적 훼손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고적지를 잘 보존한다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에

지금도 여전히 수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고적지로 그저 방치되었던 이곳을 1910년 경에 이태리의 오페라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이

이곳을 지나다가 이 아레나의 공명이 좋은 것을 발견하고 이곳을 오페라 공연장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서

1913년 9월에 마침 이태리의 작곡가 베르디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처음으로 공연하여 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오페라 공연장으로

매년 여름 3개월 동안 열리는 오페라 축제로 인하여

세계 각국에서 몰려오는 관객들을 맞아들이고 있는 곳입니다.

풍월당의 주인이시고 오페라광으로 정신과 의사이셨던 박종호님...

아무 때나 마음 내키면 예약된 환자들의 스케줄을 취소하고

비행기로 날라와서 이곳에서 오페라를 관람했다고 하지요?

지금은 아예 본업은 접었으니...


첼로도 오랫동안 꿈을 꾸던 이태리 여행을 2012년에

무모하게도 자동차를 빌려 2주간 이태리를 돌아다녔습니다.

이 때 베로나를 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와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헴>을 관람했었기에

첼로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무모했지만 화려했던 여행...

벌써 4년이나 지났네요.  참 세월이.. ㅋ

 

 

 

 

 

 

 

 

 

지난 10월... 다시 이태리에 갔을 때 공연관람의 특별한 일정이 없이

베로나에서 시내를 관광하면서 이틀을 머물렀는데

우리를 안내하셨던 지휘자님이 마침 아레나에서 아이스 쇼가 있다고

표를 구입해서 예정에 없던 공연을 일행들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머물고 있던 Due Torri Hotel에서 아레나까지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아레나에 가기 위해 호텔 로비에 내려왔더니

왠 모델들처럼 아름답고 멋진 이태리 아가씨들이 호텔 로비에 잔뜩 있고

호텔 앞에 고급 차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어서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아레나에서 공연하는 아이스쇼를 후원하는

Intimissimi (Victoria Secret애서 판매하는 속옷 브랜드)의 모델들로

공연 전에 아레나에서 브랜드를 광고할 모델들이라고..

그러면 그렇지.. 모두들 젊고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웠는지..

그들을 보는 것 만도 즐거움이었습니다.

 

 

 

 

 

 

 

드디어 날이 어두워지고 객석이 사람들로 가득하게 되니 쇼가 시작되는데

오페라 서곡으로 시작하여 계속하여 귀에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들과 합창곡...

그저 여느 아이스 스케이트 쇼 정도로 알고 갔었는데

함께 하는 음악이 거의 오페라 음악이었습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2011년에 처음으로 유명한 아이스 스케이터들과

오페라 성악가들,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과 함께

"Opera on Ice"라는 타이틀의 아이스 쇼를 시작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 후

매년 열리고 있는 이 아이스쇼는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고 있다고 합니다.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는 "Intimissimi on Ice 2015",

(Intimissimi는 Victoria Secret에서 파는 속옷 브랜드)


10월 9일과 10일 이틀동안의 공연이

"Shadows and Light - The Mystery of Desire"

"빛과 어두움 - 욕망의 신비" 라는 타이틀의 공연이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니 무슨 노래를 하는지 아시겠지요?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을 부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없어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동양적인 얼굴의 바이올리니스트였습니다.

 

 

 

 

 

 

 

 

 

 

 

 

 

 

많은 아리아들을 불렀지만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 1797-1848) 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L'elisir d'amore> 중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 를 부를 때는

아~~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나오면서

첼로의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ㅋ

 

더구나 아름다운 요정같은 스케이터의 발레와 함께 듣고 있었으니

마치 꿈 속에 있었던 듯...

 

이 노래가 아름다운 지주의 딸 아디나를 짝사랑하던 시골의 젊은 농부 네모리노가

아디나의 사랑을 확인하고는 기뻐서 부르는 노래라고 하지만

그래도 멜로디가 너무 애절하고 슬퍼서 이 아리아를 들으면

언제나, 어디서나, 마음이 무너져 내리지요.

 

사랑은 역시 기뻐도 슬프고, 슬퍼도 기쁜 것인가..

 

 

유투브에 그날 공연 동영상이 있어서 올립니다.

동영상에는 성악가가 나오지 않는데 동영상 위의 남자 독창자 사진이

이 때 부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시간 이상 아름답고 황홀한 공연이 끝나고 모든 출연진들이 나와서 인사를 합니다.

 

 





이런 일화가 있지요.

이태리로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갔던 사람이

막상 이태리에 가 보니 그곳에서는 아무나, 식당에서 일하는 웨이터도, 

베니스에서 곤돌라를 젓는 곤돌리어도,  

노래를 너무나 잘 하는 것을 보고 유학을 포기했다는...ㅋ

물론 유럽에서 활동하는 많은 한인 성악가들이 있지만요.


아이스 쇼에서도 오페라 음악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이태리는 오페라의 나라...


거의 버려지다 싶이 방치되었던 고적지를 이용하여

여름에 오페라 공연 뿐만 아니라

아이스 쇼를 오페라 음악과 함께 공연하고 있고

아이스 하키, 다른 장르의 음악 공연 등 예술문화의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태리 베로나의 아레나... 아름다운 베로나, Bella Verona!

이태리의 문화 예술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수준을 실감하게 되더군요.

 

 

 

 

 

 

 

 

아, 황홀한 밤...

공연이 끝나고도 수 많은 관객들...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한 오페라 서곡과 아리아들...

Opera on Ice.. 

 

 

2015년 10월 9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