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소금물을 마시며 - 정호승 / Ocean Fly - Guido Negraszus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9. 3. 7. 03:43

 

 

 

소금물을 마시며 - 정호승

 

 

 

소금물을 마시며

썩은 내 창자를 꺼내 나뭇가지에 걸어둔다

소금물을 마시며

썩은 내 위장을 꺼내 지붕위에 널어둔다

날은 좋고 바람은 맑다

나는 좋은 일은 하지 않고 밥만 많이 먹었으나

봄이 와도 꽃나무 한 그루 심지 않았으나

나뭇가지에 걸어놓은 나의 창자를

고맙게도 새들이 날아와 쪼아먹고 간다

지붕위에 널어놓은 내 위장에

달 빛이 오랫동안 머물렀다 간다

 

 

♪...Ocean Fly - Guido Negrasz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