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4월 – 홍수희 / Amalia - Diego Mofena & Eric Coueffe / 음정 방일님

그 작은숲 강가 2018. 4. 20. 00:38


4홍수희

 

 

화선지 위에 어둠을 그린다

그만 문()은 닫히고 만다

아무리 많은 색깔을 늘어놓아도

그릴 수 없는 내 속의 캄캄한 어둠

어둠은 또 다른 어둠을 부르고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느닷없는 돌개바람의 미친 자기 분신,

당신은 나에게는 지나친 백야(白夜)!

부활의 4월은 내게 부활을 주지 않고

내 영혼의 무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저 단단하고 거대한 바윗덩이는

끝끝내 움직여 흔들릴 줄 모른다

어찌하여 바위는 구르지 않는가

시지프가 굴리고 굴리던 바위, 어찌하여

4월의 부활은 내 영혼의 부활을

흔들어 깨울 줄을 모르는가

마침내는 나만이 홀로이 책임져야 할

나의 원죄(原罪)를 묵상하는 밤,

나의 어둠은 비로소 시작된다

피투성이 부활은 어렴풋 기지개 켠다.

 


 

               

   

 ♪...Amalia - Diego Mofena & Eric Couef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