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 홍수희
화선지 위에 어둠을 그린다 그만 문(門)은 닫히고 만다 아무리 많은 색깔을 늘어놓아도 그릴 수 없는 내 속의 캄캄한 어둠 어둠은 또 다른 어둠을 부르고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느닷없는 돌개바람의 미친 자기 분신, 당신은 나에게는 지나친 백야(白夜)! 부활의 4월은 내게 부활을 주지 않고 내 영혼의 무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저 단단하고 거대한 바윗덩이는 끝끝내 움직여 흔들릴 줄 모른다 어찌하여 바위는 구르지 않는가 시지프가 굴리고 굴리던 바위, 어찌하여 4월의 부활은 내 영혼의 부활을 흔들어 깨울 줄을 모르는가 마침내는 나만이 홀로이 책임져야 할 나의 원죄(原罪)를 묵상하는 밤, 나의 어둠은 비로소 시작된다 피투성이 부활은 어렴풋 기지개 켠다.
♪...Amalia - Diego Mofena & Eric Coue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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