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그리운 기억 / 정기모 / The Magic Garden - Marc Enfroy / 음정 雲鈺님

그 작은숲 강가 2015. 2. 8. 23:27

      그리운 기억 / 정기모

      기억마다 고즈넉한 그리움
      가난한 가슴 줄기 쓰다듬어
      저무는 산그늘에 먼 눈길일 때
      아슴아슴 넘어오는 별빛으로
      그대 위하여 두 손 모아보면
      참으로 숨찬 눈길로 내달리는
      그리운 사랑이었을까
      물안개 자욱한 풍경처럼
      시린 가슴에도 서리는 안갯속에
      흐릿하게 남아도는 그림자 있어
      어느 겨울 나란히 걷던 밤 같아
      마른 목으로 잔기침만 내뱉는다

      오래된 기억 하나에 목마르고
      오래된 사랑 하나에 쓸쓸함이
      시린 걸음으로 긴 골목 끝에서
      참으로 오랫동안 머물다 떠났다
      낮달은 마른 가지에 걸리고
      그리운 기억들도 따라 걸린다
      다시 새벽안개 잦아들고
      가난한 가슴에 봄 돌아오면
      향긋한 봄꽃 서너 묶음
      햇살 걸린 창가에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