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시인이다 - 이성선
나무는 시인이다 가지에 슬픈 사색의 갈무리를 걸고 서 있지 않아도 그가 새벽 언덕에 엄숙히 기도하지 않아도 온몸이 붓이 되어 하늘 백지에 시를 쓰지 않아도
나무는 시인이다 벌린 팔이 바람을 꽉 쥐고 주린 입술이 대지에 뿌리 박고 거름을 빨아먹으며 천둥번개 아래 벌거벗어 속 뼈 환히 비치도록 하늘 목소리를 전신으로 듣는다
모두가 잠든 자정에 하늘로 올라가 별밭이 꽃잎을 흩뿌리고 우주에 귀 대고 음악을 엿듣는다 나무는 시인이다 황혼을 지고 명상의 길을 밟고 우리에게 고개 숙여 오고 있다
Like Wind - S.E.N.S.
|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날의 아침 - 최석근 /I Wanna Love You Forever - Simpson Jessica / 음정 방일님 (0) | 2018.01.25 |
---|---|
생명은 하나의 외로운 소리 / 조병화 / Ubi Caritas - Melinda Dumitrescu / 음정 방일님 (0) | 2018.01.22 |
구유 앞에서 /이해인 / 음정 율리안님 (0) | 2017.12.29 |
겨울 바람.../ 김용택 / 동제영상 (0) | 2017.12.14 |
사랑이 내게로 왔을때 ...김재진 / Ralf E. Bartenbach- Loving Cello/ 동제영상 (0) | 2017.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