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1062

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 도종환 / 음정 운슬님

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 도종환 음악에 압도되어 버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음악이 너무 가슴에 사무쳐 볼륨을 최대한 높여 놓고 그 음악에 무릎 꿇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내 영혼의 깃대 위에 백기를 달아 노래 앞에 투항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음악에 항복하고 처분만 기다리고 싶은 저녁이 있습니다. 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고 너무 발버둥치며 살아왔습니다. 너무 긴장하며 살아왔습니다. 지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비굴하지 않게 살아야 하지만 지지 않으려고만 하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 제 피붙이한테도 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면 좀 어떻습니까. 사람 사는 일이 이겼다 졌다 하면서 사는 건데 절대로 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우리를 붙들고 있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강박..

한 그루의 나무처럼 - 이해인 /A Beautiful Soul - Marc Enfroy / 음정 방일님

한 그루의 나무처럼 - 이해인 비바람을 견뎌내고 튼튼히 선 한 그루 나무처럼, 오늘이란 땅 위에 선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슬픔을 견뎌내야 조금씩 철이 드나 보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경험하고 터무니없는 오해도 받고, 자신의 모습에 실망도 하면서 어둠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가볍..

은둔의 사랑 - 김재진/ Goddess Of Love - Troika / 음정 방일님

은둔의 사랑 - 김재진 그 자리에 네가 있어 주기만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씩 웃고 있는 네 모습을 멀리서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스치기 전 한 번쯤 내가 보낸 눈길에 미소짓기만 해도 너를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 기다림은 멀고 나의 밤은 채워지지 않는다. 단지 제 이름 불러 스스로를 애무하는 고독한 위로. 세상 어딘가에 네가 존재하기만 해도 나는 쓰러지지 않을 수 있다. ♪...Goddess Of Love - Troika

엉겅퀴풀에게 노래함 - 류시화 / Earth Light - Jon Richards / 음정 방일님

엉겅퀴풀에게 노래함 - 류시화 그것이 내 안에 있다 어지러운 풀냄새가 나는 것으로 그것을 알았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이미 내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나는 그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일종의 모래 장미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그 무엇 나는 들..